[퇴근하고 대학원] 행복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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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광컨벤션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야간에 개설되는 대학원이다.
일주일에 이틀은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해 30분 일찍 퇴근해서 대학원으로 향한다.
이번 학기가 5학기 중 3학기 째.

이번 학기 수강 과목은
1. 문화관광산업론
2. 국제통상론

대학원 수업 중 꼭 듣고 싶었던 과목 중 하나가 문화관광산업론이었다.
전통적인 "관광"보다는 융합관광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3학기 만에 드디어 만난 융합관광 중 한 과목인 문화관광산업론!

그런데 첫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난데없이 던진 주제

"행복이란?"

관광학 수업 들으러 왔더니 웬 철학수업? 이냐며
처음엔 의문 만땅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여행과 관광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또) 설명 듣고,,

행복한 삶에 도움을 주는 관광

관광학 수업인데 난데없이 "행복"이라는 주제가 나온 이유!
”행복한 삶에 도움을 주는 관광“이란다.
최근에 이탈리아 남부와 시칠리아를 2주 간 여행하고 온 나에겐 더욱이 와닿음 ㅋㅋㅋㅋㅋ
여행 추억을 곱씹으면서 살아가는 현생은 꽤나 행복하다.

또 흥미로웠던 내용은

고관여 수준에 의한 의사결정

고관여 구매행동이란 쉽게 말하면 구매를 결정할 때 정보 탐색에 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다.

관광을 할 때 사람들은 고관여 의사결정을 하며
(당연히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여야 하니까)
의사결정 단계별로 세부내용을 설명해주셨다.

이때 마침 이탈리아로 떠나기 직전 여행계획을 마무리하던 시점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다.

<나의 이탈리아 여행 고관여 의사결정 단계>

1. 문제인식= 관광욕구 인지
주변 지인들에게 다시 가고 싶은 유럽 여행지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이탈리아를 꼽았다. 한 번도 유럽에 가본 적 없는 나에겐 이탈리아를 가보고 싶다는 관광욕구가 생겼다.

2. 정보탐색 = 단서 찾기
흔한 여행지보단 이색적인 소도시를 여행하고 싶었고 바다와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나는 이탈리아 중에서도 아말피 해안과 시칠리아섬에 대해 관심 있게 정보를 수집했다.

3. 대안평가 = 평가 (사전지식 등)
아말피 해안을 떠올린 이유는 포지타노 해안 절벽과 스노클링에 대한 사전지식 때문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시칠리아섬 같은 경우에는 회사 썽 차장님이 2년 전 가족여행으로 다녀오신 후 이국적인 경관과 맛있는 음식에 대해 극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외에도 피렌체와 토스카나도 역사적 명소와 자연경관 때문에 관심이 있었다.

4. 대안선택 = 의사결정 (구매 등)
나는 풀패키지처럼 6박8일에 4개국 돌아보기와 같은 빡세고 상업적인 여행을 상당히 싫어한다. 한 곳을 가더라도 그 곳에 충분히 흠뻑 적셔지고 싶다.

이탈리아는 워낙 볼 것이 많다보니 2주 만에 모든 곳을 볼 수 없다 생각했고, 아말피 해안을 중심으로 이번엔 이탈리아 남부를 정복해보겠다고 결심했다. 다음번엔 피렌체와 토스카나 한꺼번에 묶어서 북부를 방문해야지!

5. 평가 = 재방문,재구매 정보로 활용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2주가 지났다. (미쳤다. 아직도 포스팅 시작 안 했다. 😭)
2주 간의 이탈리아 남부여행을 평가해보자면 재방문 의사 10000000%다. 한식 생각 1도 안 날 만큼 맛있는 음식이 많았고 입이 안 다물어지는 멋진 관광지와 자연경관을 구경했다. 더 잊혀지기 전에 얼른 기록해두어야지.

수업을 듣기 전 뒤죽박죽 섞여만 있던 내 생각들이 의사결정 단계별 이론수업을 듣고 나니 세분화되어 간단명료해졌다. 사회과학이란 학문은 사회 현상을 이렇게 학문적으로 풀어내는 분야인데, 내 머릿속 의식의 흐름을 이렇게 정확하게 들킨 것 같아 짱 신기했다.

교수님의 이론적 내용들에 점점 빠져들다보니 다음 내용들은 사진을 못 찍었다.
이건 웃겨서 찍어둔 듯 ㅋㅋㅋㅋㅋㅋ
SNS 공유와 여행 행복의 관계에 대한 논문도 있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이번 학기 수업을 들으면서 더욱 흥미롭게 생각한 점은 그저 가볍게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도를 이렇게 학문적으로 풀어내는 사회과학 학문이 신기했다.
논문 요약발표를 준비하면서 또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그것도 따로 포스팅해봐야겠다.

여튼, 퇴근하고 대학원까지 가는 온 세상 직장인들 화이팅!!! 나 자신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