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는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최대의 섬으로,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문명과 문화가 교차한 역사적 중심지다. 시칠리아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역사와 관련된 주요 관광지를 함께 알아두면 여행이 더 풍성해진다. 고대 그리스, 로마, 아랍, 노르만족 등 다양한 세력이 이 섬을 거쳐 갔고, 그들이 남긴 유적들은 시칠리아의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1. 팔레르모(Palermo)
팔레르모는 시칠리아의 수도로, 다양한 문명이 남긴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도시다. 기원전 8세기에 페니키아인들이 설립한 이 도시는 이후 그리스인, 로마인, 아랍인, 노르만족, 스페인인 등 다양한 민족의 영향을 받았다. 팔레르모는 특히 9세기부터 11세기까지 아랍 통치 하에 번영을 누렸으며, 그 후 노르만 왕국의 중심지가 되었다.
- "팔레르모 대성당(Cattedrale di Palermo)"는 아랍-노르만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다양한 건축적 요소가 혼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성당 내부에는 시칠리아의 왕들이 묻혀 있어 노르만 왕국의 유산을 느낄 수 있다.
- "팔라초 데이 노르만니(Palazzo dei Normanni)"는 노르만 왕궁으로, 시칠리아의 노르만 통치자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이곳에 있는 "카펠라 팔라티나(Cappella Palatina)"는 비잔틴 모자이크로 장식된 화려한 예배당으로, 그 웅장함이 돋보인다.
2.몬레알레(Monreale)
몬레알레는 팔레르모 인근의 작은 마을로, 12세기 노르만 왕국 시대에 세워진"몬레알레 대성당(Cattedrale di Monreale)"으로 유명하다. 이 성당은 노르만 양식, 비잔틴 모자이크, 아랍 건축 양식이 결합된 대표적인 중세 건축물로, 그 화려함과 예술적 완성도가 매우 높다.
3. 아그리젠토(Agrigento)
아그리젠토는 고대 그리스 문명이 꽃을 피운 곳으로, "벨리 델리 템플리(Valle dei Templi)"로 유명하다. 이곳은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아크라가스(Akragas)라는 도시였으며, 당시의 그리스 신전들이 오늘날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 "콘코르디아 신전(Tempio della Concordia)"는 가장 잘 보존된 도리스 양식의 신전 중 하나로, 그리스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헤라 신전(Tempio di Hera)"와 "제우스 신전(Tempio di Zeus)" 역시 고대 그리스 시기의 위엄을 간직한 유적들로, 이곳에서 고대 그리스의 영광을 체험할 수 있다.
4. 타오르미나(Taormina)
타오르미나는 시칠리아 동해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다. 타오르미나는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인들이 건설한 도시로, 이후 로마 제국 시기에 번성했다. 이 도시는 화산과 해안을 배경으로 한 멋진 풍경 덕분에 전 세계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여행지다.
- "그리스 극장(Teatro Greco)"은 타오르미나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기원전 3세기에 건설된 이 극장은 로마 시대에 확장되었다. 현재도 이곳에서 음악회와 공연이 열리며, 에트나 산과 지중해를 배경으로 한 극장의 풍경은 매우 인상적이다.
- 타오르미나의 중세 건축물들, 특히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은 이 도시가 중세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5. 시라쿠사(Syracuse)
시라쿠사는 고대 그리스 시절 가장 강력한 도시국가 중 하나였으며, 수많은 유적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도시다. 시라쿠사는 아테네, 카르타고와 경쟁하며 기원전 5세기에 가장 강력한 그리스 도시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 오늘날 시라쿠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많은 고대 유적을 보유하고 있다.
- "네아폴리스 고고학 공원(Parco Archeologico della Neapolis)"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히에론 2세의 제단과 "그리스 극장(Teatro Greco)"을 볼 수 있다. 이 극장은 고대 시라쿠사의 중요한 문화 중심지였으며, 오늘날에도 공연이 열리고 있다.
- "오르티지아 섬(Isola di Ortigia)"는 시라쿠사의 구시가지로,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 건축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이곳의 "아폴로 신전(Tempio di Apollo)"은 시라쿠사의 고대 신전 중 하나로, 그리스 시대의 유적을 잘 보여준다.
6. 카타니아(Catania)
카타니아는 시칠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활화산 "에트나 산(Mount Etna)"의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카타니아는 고대 로마 시대에 중요한 상업 도시였으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화산 폭발과 지진을 겪으면서도 재건되었다. 이 도시는 에트나 산의 검은 용암으로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많아 독특한 도시 풍경을 자랑한다.
- "카타니아 대성당(Cattedrale di Sant'Agata)"은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성녀 아가타(Sant'Agata)에게 헌정되었다. 이 성당은 도시 재건 후 지어졌으며, 카타니아의 수호성인인 성녀 아가타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 "로마 극장(Teatro Romano)"과"오데온(Odeon)"은 로마 시기에 지어진 유적으로, 고대 로마의 문화와 공연 예술을 엿볼 수 있다.
7.에트나 화산(Mount Etna)
에트나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이자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 중 하나다. 시칠리아 동쪽에 위치해 있고, 높이는 약 3,329미터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한다. 에트나 화산의 활동은 수천 년에 걸쳐 이어졌는데, 기록에 따르면 약 50만 년 전부터 분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고대 로마인들은 에트나 화산을 신화와 연결지었고, 화산의 활동을 신들의 분노로 보기도 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에트나 화산 속에서 대장간을 운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에트나는 아주 많은 분화를 기록했는데, 가장 큰 분화 중 하나는 1669년에 있었다. 이때 용암이 카타니아 시까지 흘러들어가 도시를 파괴했다. 그 외에도 20세기와 21세기에도 활발하게 분화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1년에 큰 분화를 일으켰고, 아직도 간헐적으로 활동 중이다.
에트나 화산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화산 주변 지역에 비옥한 토양을 제공해서 농업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 화산 주변에는 포도밭과 과수원이 많이 있다.
8. 노토(Noto)
노토는 시칠리아의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바로크 건축의 걸작으로 불린다. 1693년 대지진으로 파괴된 후 도시 전체가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되었으며, 그로 인해 시칠리아 바로크의 중심지로 유명해졌다. "노토 대성당(Cattedrale di San Nicolò di Noto)"은 18세기에 건설된 웅장한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도시의 상징적 건축물이다. 대성당 주변의 건축물들도 모두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9. 세제스타(Segesta)
세제스타는 고대 엘리미인들의 도시로, 그리스 문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엘리미인은 시칠리아의 고대 민족 중 하나로, 그리스인들과도 무역과 전쟁을 벌였다. 이곳은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세제스타에 남겨진 그리스 유적들이 있다.
- "세제스타의 도리스 신전(Tempio di Segesta)"은 기원전 5세기에 건설된 것으로, 그리스 양식이지만 완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전의 기둥과 구조는 훌륭하게 보존되어 있어, 고대 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다.
- "세제스타 극장(Teatro di Segesta)"은 고대 그리스 시기에 지어진 극장으로, 오늘날에도 공연이 열린다. 극장에서 바라보는 시칠리아의 전경이 일품이다.
요약
시칠리아는 고대부터 다양한 문명이 이 땅을 차지하며, 그들의 흔적을 남긴 역사의 보고다. 팔레르모의 아랍-노르만 건축, 아그리젠토의 고대 그리스 신전, 타오르미나의 그리스 극장, 시라쿠사의 고대 유적, 카타니아의 로마 유적 등 각 도시마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시칠리아 여행을 통해 이 모든 역사적 유적지를 탐방하며 다양한 문명의 흔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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